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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05 잊고 있던 낭만
"내가 별자리를 좋아하는 이유가 하나 있다. 저 별이 지금은 없는 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 별이 지구로 오려면 200만 광년이나 걸린다. 200만년 전 빛이 여기로 온 것이다."
짝을 보다가 한 출연자의 말에 머리에 번뜩하고 스쳤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쉽게 잊고 사는 작지만 깊은 생각같아서, 마음에 드는 여성과의 데이트 중에 나온 얘기라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저 별빛이 수백만년전의 빛이라는 걸, 흔히 '빛의 속도'라는 빠르기만 생각하기 쉽지 빛의 시간과 교차하는 현재라는 관점은 새삼 흥미로웠다. 갑자기 심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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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인적자원관리
오늘 삼성의 한 스마트폰 개발자가 삼성을 떠나며 한 인터뷰 기사의 베플. 보자마자 우리 교수님이 생각났다. LG CNS 입사했다가 너무 일이 쩔어서 관두고 미국주립대에서 석사따고 삼성전자에에 대리로 입사,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팀장급 등 윗선들이 부지런히 불려다니더라. 명퇴며 조기퇴직 압박을 받고 있었다. PS와 PI 차별, 본인이 속한 사업부는 당시에도 거의 사양산업이라 수익이 나기 어려운 분야였는데 어떤 사내제도 혜택을 받고자 했더니 '아, 그사업부?의 대리시면 어려우실텐데'라며 인정받지 못하는 대우. 무엇보다도 40대에도 목이 달아날까 노심초사해야하는 분위기가 너무 충격이 컸다고. 이후 다시 미국서 박사학위 따고 교수ㄱㄱ
외부에서 보는 삼성의 인력관리는 그저 돈으로 모든 보상을 해주려는 곳. 헌법을 초월한 무노조 경영. 돈 잘주는 이미지는 모두 무노조를 위해 투입한 기회비용. 신입사원이든 헤드헌팅이든 모실때 대우는 융숭하지만, 숨막히는 실적압박과 고용보장에 불안을 느낀 인재들은 이탈이 많다.
구조조정이 주는 고용불안은 회사에 도움이 안되는 무능력자 퇴출뿐만 아니라, 능력있는 인재의 자발적 퇴직이란 부작용이 남는다.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살아남은 사람이 승자가 아니고, 짤리지 않을 정도의 능력을 갖췄으나 다른데 스카웃될 능력이 없는, 여기가 아쉬운 범재들만 잔존한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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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15 웜바디스
●외국인
정말 오다가다 잠깐 만난 사이더라도 동남아시아 외국인을 친구는 처음이다. 뭐 그래봤자 중국인 일본인, 영어학원에서의 백인선생 뿐이지만. 아차차, 내 기숙사 룸메 러시아 썅년은 외국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환영을 깨부수게 만든 장본인은 빼고.
암튼 그 친구 덕분에 난 주위의 시선을 한몸에 받을 수 있었다. 정말 우리나라 겉으로는 아닌척하지만 외국인을 향한 차별어린 시선은 유감없이 드러났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큰 눈. 딱 봐도 이국적인 생김새에서 차이가 나니. 더욱이 그 친구는 남자라 연인관계로 오해하는듯도 싶더라. 글쎄, 나도 동남아시아인에 대해 막연히 외국인 노동자라고 생각했었을까? 깊이 생각해본적 없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경험으로 먼저 겪어버렸네. 그 불쌍한 시선은 뭐임? 카이스트 연구원이라곤 아마 그들 머릿속에는 상상 밖일 듯.
●웜바디스
원랜 커피숍에 가려고 했는데, CGV 건물외벽에 걸린 웜바디스 포스터를 보고 즉흥적으로 영화보기로 결정. 한국에 친구도 다른 지역에 떨어져있고 해서 여유시간에 문화생활을 못하는듯 하다. 외국인이랑 영화를 본건 처음. 베를린하고 신세계가 재밌다고 하지만 그걸 한국어에 취약한 영어자막 없는 외국인과 같이 볼 순 없으니. 영어이면서 여성적취향이 가미된 웜바디스를 골랐다. 난 링컨을 보자고 했지만 아무래도 그 때 분위기에는 가벼운 영화가 제격인듯 하여.
한글이 더 눈에 띄니까 웜바디스라는 말이 입에 붙지 않았다. 비영화라면서 좀비로 시작할것이지 전쟁 들어가나? 그래서 워머??뭐더라?? 웜버리스? 좀 이렇게 자꾸 이름을 확인하게 됐는데, 오프닝 크레딧에 Warm bodies라고 뜨니 바로 외워졌다. 좀비디스나 웜바디스나 와닿지 않는건 그게그건데.
평소 자막읽기 귀찮아 왠만하면 한국영화 보는 편이다. 그리고 오른쪽정렬의 세로읽기 자막 영화의 기억-그게 뭐였는지 이젠 기억이 나지 않지만-이 강하게 남았는지. 아직도 외화하면 오른쪽자막이 떠오르곤 한다. 몇번을 봐도 가운데정렬의 가로읽기 자막은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ㅋㅋ 그런데 한가지, 이 영화는 멜로영화 치곤 정적이고 좀비영화치곤 우울하고 어둡지 않은 로맨스 코미디에 좀비를 끼얹고 약간의 몹씬이 있을 뿐인데, 로코의 치고받고 풍성한 볼거리로서는 많이 떨어지는데 그 간헐적인 정적을 메워주는 8할이 번역으로 쳐주고 싶다. 꽤 센스있게 번역했고 순화도 많이했으며 최신 유행어 감각도 곁들였고, 특히 더빙아닌 자막은 화면에 올릴 수 있는 글자수 제한에도 신경써야 하는데 미국적인 유머를 살리는 등 여러모로 센스가 돋보였다.
단언하자면 영화는 B급. 내용도 완전 단순. 그냥 여자보고 첫눈에 반한 좀비가 인간으로 돌아온다는 내용. 그 여자의 원래 남친 뇌먹고 남친과 뇌내 기억을 공유하는 것은 비밀. 그러면서 좀비와 인간사이의 싸움과 추격전으로 긴장감 고조가 갈등을 대신했다. 그 긴장 해소도 너무나 허무하고 말도안되게 단순하게 풀려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영화도 아니고, 감명을 주는 영화도 아니지만 적당히 썸타는 연인에게 화이트데이 데이트용 영화로는 적격이었던듯. 마침 개봉도 그시기에 맞추어 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고, 2013년 들어 처음으로 박스오피스 1위에 외화가 오른 영화라고.
철벽치던 여자의 마음을 열게 만든 단어 몇개로 의사소통 하는 좀비의 위력은 전남친 흉내도 아니고, 단지 '너를 지켜줄게' 하는 남자다움. 그리고 섬세하게 챙겨주는 다정함. 좀비 이름이 R인데 친구 이름이 R이 들어가서 자기도 R이라며ㅋㅋㅋ
난 남주인공이 계속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짐 게스터스가 아닐까 했는데 니콜라스 홀트였다. 역시 백인 안면인식장애가 발동. 근데 좀비할때 너무 이질적인 색깔과 눈동자 경계선이 렌즈티가 너무나서 거슬렸다. 그리고 89년생 밖에 안됐는데 이마에 웬 주름이 그렇게 많은지.. 좀비역이라 볼살을 뺐나 광대나오고 퀭한 기분이 들지만, 배역이 로맨틱해서 훗,
여자는 도망다닐때 남자 뺨치는 체력을 뽐냈다. 저럴때를 대비해서 나도 운동 열심히 해야하는데... 그리고 좀 넌씨눈에다 은근히 여우였다. 탈출하려고 깝치다가 R이 구해준게 몇번째냐능. 그리고 같은방에 있자그러고 옷젖었다고 속옷만 입고 윗옷 벗으면서 보지말라고ㅋㅋ 지 남친 죽은거에서 R로 환승도 초고속. 그냥 웃자고 보는 영화니까 넘어가지, 허술한 감정선 전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총격전하고 그런것도 뻔한 결말로 가기 위한 전초전이라 감흥없었다.
현장예매한거라 구석진 자리 밖에 없어 어쩔 수 없이 한건데, 옛 프리머스 영화관 인수한거라 앞뒤좌석 공간도 좁고 시야각도 너무 틀어져있고, 시야각으로 인해 자세도 불편하고, 의자가 다른동네 CGV보다 심하게 불편해서 정말 불편하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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