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혐오

생각 2020. 10. 23. 09:12

경상도에서 태어나 A도에서 정착해 전라도 혐오를 보고 들을일이 전혀 없었다. 내가 처음 전라도 혐오를 목격한건 뜻밖에 B도에서였다. 회사는 전라도와 경상도와 아무 상관없는 지역의 신의직장이었는데 전라도 직원이 없을때 호남출신들의 라인을 '호남향우회'라면서 비꼬았다. 사적인 술자리에서는 좀 더 노골적으로 사회와서 출신지로 끌어주는건 걔네밖에 없다는둥 어디기서도 호남향우회는 있다는둥. 나는 대선배들이 하는말에 내생각을 덧붙일 사번도 뭣도 아니었기 때문에 듣기만 했다.

거기에서 사귄 남자친구는 매우 예의바르고 회사내 에이스였고 나한테도 헌신적이었다. 그는 B도에서 태어나기만하고 쭉 서울에서 살며 학교까지 졸업했는데도 전라도 혐오를 서슴지 않았다. 역시 불만은 사내 암투에서 촉발해 자기가 수혜받아야할 차례에 실적과 무관하게 호남향우회에 밀렸다는것. 성실하고 일잘하는 사람이 그래서 충격이었다. 회사에 비전라권 사람들이 저러는걸 듣다보니 물든건가 싶기도 하지만 그걸 말로 내뱉은 시점에서는 그도 동류였다. 이번에는 여자친구로서 발언권이 있으니 지역문제화 하는건 나쁘다. 지역으로 판단하면 기분 좋냐며 반박했으나 자긴 실제적인 조직에 피해를 입었다며 막연한 지역논리가 아니라 재반박하며 그후로도 몇번 말다툼을 했지만 이미 형성된 그의 가치관을 깨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여자들 사이에서는 전라도 혐오 자체가 얘기거리가 되지 않는다. 남자들은 혐오가 참 쉽다. 여혐도 전라도 혐오를 해도 도덕적 정화가 되지않는다. 윗대가리들이 혐오해도 한자리 떡하니 차지하고 있으니 타격없고 거리낄게 없다. 최소한의 도덕성마저 결여돼버렸고 부끄러움도 느끼지 않는다. 아마 내가 전라도 사람이었다면 이 포스팅을 쓰지 못했을거란걸 은연중에 느꼈기에 지역주의 타파가 더욱 절실해지지만 지들이 여자로 태어났다면 전라도로 태어났다면 이런 역지사지가 전혀없기 때문에 혐오를 통해 재미를 느끼고 기득권임을 재확인한다. 집단사이에 혐오정서가 통한다 싶으면 도덕성의 옳고 그름 소수의견은 철저히 무시된다.

그러니 한남이 기득권이 아닌 사회에선 도태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흑인혐오하다가 외국나가서는 흑인이 아시안보다 주류니까 동남아혐오. 한국 웹상에서 일베까진 아니어도 여혐과 인종차별을 대놓고 해도 제재가 없다보니 외국에서도 같은 아시안끼리 동남아라고 표정 일그러지고 난 쟤네랑 달라 이런 추한태도를 보이는 한남들 보면 경악스럽다. 그리고 여성의 신체를 계속 쳐다보는거 실례인데 설사 파진옷이나 유두윤곽이 보이면 상대탓으로 돌려 무례를 정당화하는 한남. 눈으로 신체를 훑는 시선강간이나 파진가슴 뚫어지게 쳐다보는거 한국에서처럼 보라고 입은거 아니냐는 개소리 안통한다. 기본적인 국제매너를 지키지 못해 욕먹고 언어 딸려서 욕먹고 미국에서는 백인친구한테 돈뿌려서 친해지려고 하고 일본에서는 친일 사상검증을 하며 친해지려고 한다. 그저 기득권에 빌붙기 급급하다. 한남에게 시급한건 무엇이 옳고 그른지부터 제대로 정립해야한다.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번역과 중국어학 1세대는 지금  (0) 2021.01.02
소련이 망한이유를 철저히 곱씹은 중국  (0) 2020.12.28
일본인의 기록, 파일화, 수집력은 못따라감  (0) 2020.10.17
칭찬  (0) 2020.10.17
거짓말하는 남자  (0) 2020.08.25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