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생각 2016. 11. 10. 08:44
# 어차피 대통령은 힐러리
트럼프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느니, 힐러리의 건강이상설 등이 터져나오며 지지율 적신호란 요란을 떨 때도 어차피 힐러리가 대통령이 될텐데 기우라고 치부할만큼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 트럼프는 정치초짜에 재벌 편의적이고, 백인 우월주의의 누가봐도 오답이었기에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배출한 미국시민에 대한 합리성을 택할거란 믿음이 컸다. CNN 예측발표에서도 91%:9%로 무난히 힐러리였다. 접전이란 호들갑도 보는 재미를 위한 첨가어로 흘려듣고 아주 느긋하게 관망했다. 129석으로 트럼프가 선거인단수를 뒤집은 순간 설마했지만 NYT가 당선확률 80퍼센트를 넘기고 선거인단수가 16*대를 넘기면서 TV를 껐다. 내가 안다고 생각한 미국의 시나리오가 아니었다.
이번에도 오하이오 주의 선택이 곧 대통령이란 설은 유효했다. 신기한게 힐러리 우세일 땐 오하이오도 우세이다가 역전한 이후 오하이오 주도 뒤집지 못했다는 거.

#엘 고어
 미국 정치에 대해 인지하기 시작했던 건 조지W부시 VS 앨 고어 때 부터였던 거 같다. 당시 정책비교 같은건 다 휘발되고 하버드 출신 모범생 앨 고어와 세습 입학으로 예일대 나온 장난꾸러기(?) 부시의 비교기사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미국 시민권은 없지만 난 앨 고어파였고, 아주 팽팽한 대결 끝에 득표수는 앨 고어가 더 많았는데 승자독식제로  패했다. 그 때 이후로는 오바마 시대였으니 지지의 결과가 반반인셈인데 앨 고어 때 보다 정신적 타격은 훨씬 심하다. 벌써 메인뉴스에 트럼프 당선 관련 4꼭지 정도 다루던데, 뉴스 보기가 싫다.

#브렉시트-트럼프 쇼크
당연히 정의이고 정답이 보였던, 전세계인의 예상과 지지를 철저히 빗나갔다. 출구조사/여론조사가 판이하게 달랐던것은 숨은 목소리가 아니라, 타인에게 투표했다고 말하기 부끄러운 선택이란걸 인지해 투표장에서만 은밀하게 의사를 표했기 때문이다. 백인우월주의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트럼프의  '이민자의 나라'의 금기였다는 걸 누구보다 잘알고 있고 지지자 인터뷰에서도 '인종차별주의자는 아니지만'으로 말머리를 꺼내는 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브리메인-힐러리 였건만 인간의 본의는 이상적인 정의가 아니라 탐욕을 좇았다. 세계정세나 세계경제 개나주고 이민자 쫓고 다시한번 슈퍼그레이트했던 영광으로 부흥하길 원했다. 됐고 경제나 살리자는 마인드의 기시감이. 영국인들 일부는 투표한 스스로에 후회하기도 했는데 미국인은 과연?
당연히 주가며 외화는 요동을 치겠고 당선자가 당장 한국과 일본에서 미군을 철수한다고하고, '부자나라'에서 부담해야 한다는데 어떡하지...

# 특보
미 대선 특보방송은 처음으로 봤다. 그전까지는 학교다 뭐다 어느 선거 때부터 해왔는 지는 알 수 없지만 공중파 방송 삼사가 일제히 특별방송으로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게 역시 신하의 나라 다운 모습이었다.
점심시간쯤 해서 삼사의 진행능력과 꼭지 등을 비교해가며 볼 수 있었는데 평소 보는 뉴스 보다 읽는 뉴스를 선호하는 게, 앵커들의 장단음 파괴와 인위적이고 제멋대로 끊어읽기가 너무 거슬린다. 특히 SBS 메인뉴스 남자앵커의 경상도 사투리톤이 거북해서 잘 보지 않는데 이번 낮 특보에 SBS는 그분이 나오셨다.
KBS에는 대형 스크린 앞에서 나와서 기본적인 브리핑 조차 버거운 듯 심하게 버벅거리고 학부 조별발표 PT도 저정돈 아니겠다 싶었다. 지가 뭔소리하는줄 자각하고 말하는지 의심스럽게 횡설수설. 그냥 테이블에서 원고보면서하라고 쥐어주고 싶던데 도대체 아나운스 교육을 하는건지 함량미달을 어떻게 생방송 특보 세울 생각했는지 베테랑 아나운서들 다 비번인가.
MBC 앵커가 제일 깔끔하고 막힘없이 듣기 좋았다. 쓸데 없이 전문가랍시고 앉혀놓고 어쭙잖게 씨부리는 거 없어서 더욱 간결했다.

#질투의 정서
플로리다는 많은 선거인단의 걸려있는데다 박빙일 때 500여 표차로 갈린적이 있어서 표심의 향방이 중요한 지역이다. 플로리다 주가 95%개표였고 1%대 차이였고, 트럼프가 선거인단수 약 30여석을 앞지르던 상황, NYT가 5*%에서 당선확률을 더 높이 조정해서 발표하던 때. 윤곽이 차츰 드러나던 차였지만 KBS는 앵커가 반복적으로 '흥미진진'하다며 강 건너 불구경하는 느낌이었고, MBC는 접전이라며 확언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는데 SBS는 유독 트럼프의 승리를 일찍 확신했다. 왼쪽 자리의 전문가가 플로리다 주가 2%대 였을 때부터 격차를 뒤집기 힘들다고 할 때부터 심상치 않아 채널을 딴데로 돌린 후 다시 틀었는데  아예 트럼프가 당선 확실시한것 처럼 제쳐두고 힐러리 험담을 하고 있었다.

힐러리는 너무 잘났다
대략 이런내용이었다. 똑똑하고 재력있고 남편은 대통령이고 다 가졌는데 르윈스키 사건이 터졌지 않냐, 그 때 다들 괜찮냐고 할 때 그를 이해한다고 해놓고 나중에 클린턴 코를 뭉갠 일이 있었다. 대중 앞에 완벽한 모습, 인간미가 부족하지 않았나.

순간 내 귀를 의심했는데 옆에 앵커가 그 쇼 자기도 봤다고 거드는데 종편인줄 알았다. 무슨 노가리 타임도 아니고 잘나고 완벽하면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시기와 질투어린 정서. 미국도 질투의 감정은 있지만 튀는건 개성이고 잘난건 인정하고 드센건 멋져하는게 미국이다. 미국인들의 특징할 때 어김없이 나오는게 자신감이 넘친다는 점이다. 해외에서조차 '나대지' 않으려고하는 강제 shy해지는 민족과 극명하게 다르다.

그건 분석이라기 보다 지극히 한국이니까 가능한 정서적 전개였다. 역사적으로 이순신, 김정호 등 예제는 많다. 모 증권 CF에 CEO의 부인이자 톱배우가 남편에게 위로의 노래를 불러준다는 콘티가 온에어 된지 얼마안돼 내렸는데 사유가 완벽한 그녀가 노래불러준다고 해서 위로 보다도 상대적 박탈감을 준다며. 단지 그 사람의 개인적 견해가 아니라는 게 유감이지만 자랑스런 대한민국.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점집·사주 봐서는 안되는 유형  (0) 2017.03.28
기부와 나이키와의 상관관계  (0) 2017.01.04
161020  (0) 2016.10.20
뚝배기 벤츠 유형  (0) 2016.10.13
부패방지법  (0) 2016.10.10

설정

트랙백

댓글